좋은 계란을 고르는 방법, 달걀코드를 해석하라!

좋은 계란을 고르는 방법, 달걀코드를 해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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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좋은 계란 고르는 법, 달걀코드를 해석하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영상의 글 원고는 아래에 쭉 이어집니다.)

유튜브 앱에서 소리켜고 들어보세요. 쏙쏙 이해됩니다.

2019년 8월 23일부터 말이죠, 계란 한 알, 한 알마다 껍데기에 10개의 글자가 찍히게 되었습니다.

여긴 크게 세 가지 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첫째, 언제 낳은 알인가,
둘째, 어디서 낳은 알인가,
셋째, 어떻게 사육된 닭이 낳은 알인가?

자, 지금 당장 냉장에서 계란을 하나 꺼내와보세요.

계란 껍데기에 열 글자가 찍혀 있을 겁니다.
추가로 다른 정보가 적힌 계란도 있을 텐데요,
필수적으로 찍혀 있어야 하는 것이 열 글자입니다.

일렬 한 줄로 쫙 써있을 수도 있고요,
또는 두 줄로 써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 첫 번째 정보는 ‘언제’입니다.

처음 네 글자, 숫자,
이것은 산란일,
즉 그 계란이 생산된 날짜를 뜻합니다.

자, 이 계란에는 1026이라고 써있네요.
그럼 이건 10월 26일에 생산된 계란입니다. 쉽죠?

사실 엄밀히 말하면 채집된 날짜죠.
지난 간밤에 낳은 건지, 새벽에 낳은 건지는 모르니까요.
하여간 뭐 그 정도는 큰 차이 아니니까요.

이 산란일자 표시하는 것에 대해서 농가의 저항이 컸었어요.
이해됩니다. 좀 오래된 것 같은 계란은 계속 밀리고 안팔릴테니까요.

자, 계란의 유통기한은요, 그냥 상온에서 유통했으면 30일,
냉장 보관했으면 40일 내지 45일 정도라고 합니다.

두 번째 정보는 ‘어디서’입니다.

숫자 네 개 다음에 찍힌 다섯 글자는
계란을 생산한 농장의 정보입니다.
영문과 숫자가 혼합된 다섯 글자입니다.

자, 이 계란에는 둘째 줄에 나와 있는데요,
맨 뒤의 숫자 하나를 빼고 그 앞의 다섯글자가 바로 농장정보입니다.
여긴 Q72MI 로 찍혀있습니다.

예전에는 계란에 시도별 부호하고 농장 이름이 표시되었었어요.

그런데 2017년에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사건이 있은 이후로 그 표시기준이 바뀌었습니다. 농장의 고유번호를 표시하게 된 거죠.

Q72MI
이게 이 계란의 출처, 즉 산란계농장의 코드입니다.
근데 여러분 이 코드로는 우리가 바로 뭘 알 수 있는 게 없어요.

궁금하시면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가봐야 합니다.

식품안전나라 검색하시고 들어간 다음에
전체 메뉴 클릭해보면
달걀농장정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여기 눌러보세요.

그리고 거기 검색창에다가 농장코드 다섯 글자를 넣고 검색하면
농가명, 인허가날짜, 주소 같은 게 나옵니다.

근데 이게 다에요.
이 농장에서 닭을 어떻게 사육하는지는 나오지 않아요.


세 번째 정보는 ‘어떻게’입니다.

맨 마지막 숫자 한 글자, 이 번호를 잘 보세요.
1, 2, 3, 4 중 하나일 겁니다.
이 숫자는 닭이 사육되는 환경이 어땠는지를 알려줍니다.

숫자 1은 야외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환경을 나타냅니다.

즉, 닭들을 축사 바깥에 풀어 놓는 겁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햇볕도 쬐고, 풀도 뜯어먹고, 벌레도 먹고, 마음껏 날개짓도 하게 한 거죠. 영어로는 ‘free range’.

숫자 2는 축사내에서 풀어놓은 것을 뜻합니다.

닭을 닭장 안에 가두지 않고 풀어놓기는 하는데 야외로 나가지는 못하게 하고
축사 내에서만 돌아다니도록 하는 겁니다. 영어로는 ‘cage free’.

외국 마트에 가보면
계란에 번호가 찍혀져 있지는 않은데요,
포장지에 보면 free range 인지 아니면 cage free인지 표시를 해놨습니다.
이게 비슷해보여도요, 좀 다른 개념입니다.

Free range는 축사 바깥에서 풀어 놓은 것, 즉 방목한 거고요,
Range free는 닭장에서 풀어놓기는 했지만 축사 내에 갇혀있는 겁니다.

숫자 3과 4는 닭이 닭장 안에 갇혀서 알을 낳았다는 뜻입니다.
닭장을 영어로 cage라고 합니다.

숫자 4부터 볼게요.
이건 재래식의 비좁은 케이지를 말합니다.

날개를 펴기도 힘들 정도로 아주 좁은, 그야말로 밀집 사육.
닭 한 마리에 이가 생기면 닭들이 워낙 다닥다닥 붙어 있기 때문에 다른 닭도 금방 이가 생기는.
그래서 살충제를 쳐야만 했던 그런 재래식 닭장.
미국식 닭장, 배터리 케이지라고 하더군요.

좁은 땅에서 더 많은 닭을 키울 수 있으니까 더 많은 알이 나오죠.
좋은 건가요?

유럽연합은 2012년부터 이런 배터리 케이지에서 산란계를 키우는 것을 금지했다고 합니다.

자, 그럼 숫자 3은 뭐냐.
그래도 좀 넓은 닭장입니다. 개선된 케이지.

종래의 케이지는 한 마리당 0.05㎡의 넓이였는데,
그것보다 1.5배가 넓은 0.075㎡는 확보된다는 말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의 넓이인지 감이 오시나요?

자, A4용지 한 장의 넓이가 0.06㎡입니다. 그러면 비교가 되지요?

그러니까 숫자 4가 적힌 계란, 종래의 재래식 케이지에서는 닭이 공책 한 장 크기만한데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숫자 3이 적힌 계란은 공책 1배 반 정도의 공간은 그래도 있다는 뜻입니다.
좀.. 나은 건가요?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산란계 농장이 새로 만들 때는요, 숫자3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은 확보해야 한답니다.
하지만 기존의 재래식 배터리 케이지를 가진 농장들이 아직은 있어요. 하지만 그러니까 숫자 4가 찍힌 계란도 시장에 있을 겁니다.

자, 오늘은 계란 껍데기에 인쇄된 10가지 글자를 해석하는 법을 알려드렸어요.
이제 계란을 살 때는 뚜껑을 살짝 열어서 계란 껍데기에 찍힌 열 글자를 한 번 살펴보세요.

중간에 있는 영문 섞인 다섯 글자, 그 농장코드는 봐도 뭐 알 수 있는게 없고요,
앞의 숫자 4개하고 뒤의 숫자 1개를 보세요.

앞의 숫자 4개는 생산일자,
맨 뒤의 숫자 1개는 닭의 사육환경. 1부터 4까지 어떤 숫자인지 보세요.

그리고 동물복지, 무항생제, 해썹(HACCP) 인증, 뭐 이런 것은 계란 껍질에 인쇄된 10개의 글자에 써있는 건 아니고요, 그건 계란 포장지에 써있습니다.

자,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서, 또 여름에 장마 지고, 겨울에 막 눈 내리고 영하의 날씨가 되는데, 닭은 야외에다 방목하고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축사 내부에서라도 좀 풀어주고 닭답게 살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해봅니다.

꼼짝달싹 못 할 정도로 좁은 데다가 감금해서, 즉 밀집사육을 하면서 죽을 때까지 알만 낳게 하면.. 싼 계란을 얻을 수는 있지요. 하지만 그 부메랑을 또 맞게 될 거에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