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로 계란후라이 해도 되나, 전 부쳐도 되나?

올리브유로 계란후라이 해도 되나, 전 부쳐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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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올리브유로 계란후라이 해도 되나요?
올리브유는 볶음요리는 쓰면 안된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에 한 번 제대로 알아보지요.

아래 동영상을 눌러보세요.
글이 더 좋으신 분은 아래에 원고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위 동영상의 글 원고입니다.

볶는 요리에는 올리브유를 쓰면 안된다는 말,
이 말이 나오게 된 이유는
올리브유가 다른 식용유들에 비해서
발연점이 낮기 때문입니다.

발연점(發燃点)?

연기가 발생되는 온도를 말합니다.
즉 기름이 열 받다가 타서 연기가 나는 온도,
영어로는 smoke point 또는 burning point 라고 합니다.

카놀라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콩기름..
이런 기름들은 발연점이 200도가 넘습니다.

그런데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180도라고들 알고 있습니다.
올리브유 나름입니다.
발연점이 240도인 올리브유도 있습니다.

어라? 올리브유마다 발연점이 달라?
자, 이 얘긴 좀 있다 얘기하고요,

필요한 온도?

우선 우리가 집에서 가열하는 요리를 할 때
어느 정도의 온도로 가열하는지 생각해볼게요.

후라이팬에서 음식을 볶을 때는 120도 정도가 됩니다.
돈까스나 탕수육 튀길 때처럼 풍덩 담가서 튀기는 건 160도 내지 180도로 튀깁니다.
요리 전문가들은 최적의 튀김 온도가 180도라고 하더군요.

후라이팬에서도 튀길 때가 있죠?
전 부칠 때. 기름 왕창 붓고 지글지글.
이 때의 온도는 불의 세기에 따라서
아마 120에서 160도 사이가 될 겁니다.

그럼 후라이팬에서 채소를 볶건, 고기를 볶건, 지글지글 전을 부치건,
올리브유의 발연점인 180도 이상으로 불을 쓰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올리브유로 하셔도 됩니다.

서양에서는?

남부유럽 사람들이 즐겨먹는 파스타 중에
알리오올리오라는 게 있습니다.

팬에다 올리브유 두르고
마늘 슬라이스를 볶은 데다가
삶은 파스타 면을 넣는 거죠.
그 지역 사람들은 세상에서 올리브유를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인데요,
올리브유 넣고 잘도 볶아먹습니다.

버터는 발연점이 150도거든요?
올리브유보다 낮아요.
여러분 버터를 가지고도
고기도 구워먹고
채소도 볶습니다.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낮아서
볶는 요리에 쓰면 안된다고 말하면
그리이스, 스페인,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 뭔 소리 하냐”고 이럴 겁니다.

그래도 튀김에는?

근데 튀김을 할 때 올리브유를 쓰는 것은 좀 생각해보자구요.

돈까스, 탕수육, 생선튀김, 오징어튀김, 감자튀김…
이미 이런 음식을 해먹을 때는요,
몸에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은 이미 포기하는 상태죠.

건강을 위해서 먹는다기 보다는
그냥 맛있는 거 해먹으려고 하는 거죠.
좋습니다~. 인생 뭐 있나요.
맛 있으면 행복하죠.

근데 우리가 올리브유를 쓸 때는
좀 고급 기름으로
좀 건강하게 먹으려고
쓰는 거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름도
고온으로 한참 튀기면
저질이 됩니다. 트랜스지방산도 생겨나고요.
올리브유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 튀김 만드는 데
올리브유를 쓰기는
아까운 거에요.

볶을 때건, 튀길 때건
올리브유를 쓰면 안되는게 아니라
아까운 거에요.

아깝지 않으시면
써도 됩니다.


발연점 높은 올리브유는?

다만 튀김에도 올리브유를 쓰고 싶다면
발연점이 높은 올리브유로 해야 됩니다.

그럼 올리브유 중에서
어떤 것은 발연점이 180도이고,
어떤 것은 240도인가?
이거 한 번 알아봅니다.

올리브유의 발연점,
크게 2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산도(acidity).

올리브유의 산도가 낮을 수록,
즉 고급 올리브유일 수록 발연점이 높습니다.

자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올리브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버진(virgin) 올리브유와
그냥 올리브유.

버진이라는 말을 붙이려면
첫째, 올리브 따서 처음 짜내는 기름이라야 하고,
둘째, 물리적인 힘만 가해서 짜낸 거라야 합니다.
화학적인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은 거.

그럼 엑스트라 버진은 뭐고
그냥 버진은 뭐냐.
이것은 산도를 기준으로 하는 겁니다.

올리브 상태가 좀 안좋으면
기름 속에 유리지방산(FFA; free fatty acid)이 생기고
그게 많을 수록
그 기름은 산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불안정한 기름입니다.

유리지방산(FFA)이 적을 수록
산도(acidity)가 낮은 거고,
그게 품질이 좋은 겁니다.

그래서 올리브유의 산도가 0.8% 이하면 엑스트라 버진이라고 하고,
산도가 0.8~2.0% 수준이면 그냥 버진이라고 합니다.

올리브를 수확하고
2-3시간에 빠로 짜낸 신선한 올리브유,
그런 올리브유는 산도가 낮습니다.

그리고 딸 때도 기계로 따지 않고 기왕이면 손으로 땄다면 진짜 좋죠.
기계로 따면 올리브가 막 깨지거든요..

엑스트라 버진 중에서도 진짜 좋은 올리브유는요
발연점이 200도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여러분 튀김 만들 때 가장 맛있는 온도가 180도래요.
그럼 진짜 좋은 올리브유라면
튀김 기름으로도 쓸 수 있는 거에요.

그러나!
아깝다니까요.
이렇게 좋은 올리브유를 왜 튀기는데 써요.
어차피 튀기면 기름 버리는 거에요.
좋은 기름이건 나쁜 기름이건.


자, 그럼 분명 버진 또는 엑스트라 버진급인데,
발연점이 180도인 기름은?
그건 산도가 기준에는 적합하지만
그렇게까지 낮지는 않은 올리브유가 그런 거지요.

그리고 올리브유를 천연으로 짜고나면
걸렀다고 하더라도 순수한 기름 외에 다른 성분도 있겠지요?
화학적으로 정제한 건 아니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아주 울트라 엑스트라 버진급이 아니면
발연점이 180도, 혹은 그 이하로도 떨어지는 겁니다.

전통 방식으로 짜내는 참기름, 들기름도 그래요.
발연점이 낫습니다.
올리브유보다 더 낮아요.
근데 우리 그걸로 두부도 부쳐먹고
계란도 부쳐 먹잖아요.

근데 뭐 올리브유로 볶음요리 하면 안된다고들 그러세요..

자, 중간정리합니다.
발연점이 높은 올리브유, 첫 번째 요인은?
산도, acidity.
산도가 낮은 고급 올리브유일 수록 발연점이 높다.
이제 두 번째 요인으로 넘어갑니다.

두번 째 요인은 정제입니다.

정제한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240도까지 올라갑니다.
오오?

올리브유를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고 했지요?
버진 올리브유와 그냥 올리브유.

그냥 올리브유는
처음 짠 것이 아니라
한 번 짠 것을 다시 짰거나
혹은 산도가 너무 높아서
결국 정제과정을 거쳐야 했던 올리브유를 말합니다.

정제과정을 거치면서 올리브유 특유의 좋은 성분들은 없어지고
거의 무색, 무맛, 무취의 기름이 되죠.
그래서 순수하게 오일만 있어서 퓨어(pure) 올리브 오일이라고 라벨에 붙이기도 합니다.
뭐 이게 되게 좋아서 ‘퓨어’인 건 아니에요.

정제 올리브유, 퓨어 올리브유는
정제과정을 거치면서 유리지방산이 제거되고
산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발연점이 높아지는 겁니다.

자,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온 거죠.

엑스트라 버진은 샐러드용이고,
퓨어 올리브유는 볶음용, 튀김용이다.

이게요, 결국 질이 좀 떨어지는
그냥 정제 올리브유, 혼합 올리브유를
소비시키기 위해서
듣기 좋게 만들어낸 말입니다.

자, 오늘 얘기 정리하겠습니다.
질 좋은 엑스트라 버진급 올리브유,
샐러드에 뿌려 먹어도 좋고,
그걸로 계란후라이 해도 좋고요,
야채 볶음, 고기 볶음 할 때 쓰셔도 됩니다.
걱정 말고 쓰세요.

산도 0.1%대의 진짜 좋은 올리브유는
튀김용으로도 쓸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러지는 마세요.
안되는게 아니라 아까워서 그래요.

제 채널에서 올리브유 1,2,3탄 들어보시면
올리브유 고르는 법, 알게 되실 겁니다.
싸면서도 진짜 좋은 올리브유를 찾게 되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