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무를 같이 먹으면 안될까요?

당근과 무를 같이 먹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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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요 며칠 당근 관련 내용을 올렸더니
다음 질문을 많이들 하시네요.

“당근과 무를 같이 먹으면 안된다던데..”

당근과 무를 함께 먹으면
무에 있는 비타민C가 파괴된다는 얘기 때문에.

에이.. 어디 비타민C가 무에만 있나요?
대부분의 채소에 비타민C가 어느 정도씩은 다 들어있답니다.

당근에도 비타민C가 있어요.
그럼 당근은 스스로 자신의 비타민C를 파괴하고 있을까요?

당근을 썰거나 깨물면
당근에 있는 비타민C산화효소가 활성화되는 건 맞습니다.
그래서 비타민C를 산화시키지요.

근데요, 어떤 채소나 과일도
깨지고 잘리면
온전할 때의 상태를
잃기 시작합니다.
그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먹으려면
아무리 통채로 먹더라도
이빨로 그것을 파쇄할 수밖에 없는 걸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당근과 무를 함께 채썰어서 버무리거나
당근과 무를 함께 갈면
무와 당근에 있는 비타민C의 산화가 어느 정도 일어날 겁니다.

그러나 비타민C가 좀 산화된다해도
그것이 아주 쓸모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요,
몸 속에 들어가면 필요에 따라 환원되기도 합니다.

같이 믹서에 넣고 분쇄하고 섞는 것이 아니라면
염려할 필요 없겠어요.

당근의 비타민C산화효소는 독이 아니며
당근과 다른 채소를 함께 먹을 때
독이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당근이 섞인다고 해서
안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짝 잃는 것이 있겠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해주세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식초를 치면

그래서 당근 채 썰 때 식초를 치면
비타민C 산화효소가 억제된다는 말도 있는데요,
네, 그렇기는 해요.

정말 최선을 다해 비타민C를 잃고 싶지 않다면
당근과 무 채 썰 때 식초나 레몬즙을 쳐도 되겠지만..
그냥 식성껏 드셔도 되겠어요.

식초가 당근의 베타카로틴을 파괴?

식초가 베타카로틴을 파괴한다는 소문도 있는데요,
저는 이 소문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관련 논문이 있는지, 합리적인 주장이 있는지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근거를 못 찾았습니다.

누가, 왜, 어쩌다 이런 말을 하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인터넷에 한 마디 떠돌자 서로 베끼는 말입니다.
심지어 어떤 의사조차 방송에 나와서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저는 그렇게 판단할 근거를 못 찾았습니다.
그래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요.

여러분도 편히 생각하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