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원에 콩나물은 왜 들어갔을까?

우황청심원에 콩나물은 왜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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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여러분 우황청심원이라는 처방은
원방은 29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거기에 콩나물도 들어있다는 거, 모르셨지요?

그 콩나물의 한약 명칭은
대두황권입니다.
대두, 즉 콩에서부터 누렇게 말려나온 싹이라는 뜻이죠.

근데요, 사실 한약재로 쓰이는 콩나물은요,
우리가 식탁에서 만나는 콩나물과는 좀 다릅니다.

콩나물은 한 10cm 까지도 길게 키운 거지만,
한약재 대두황권은 콩에서 싹만 틔운 겁니다.

콩나물이라기보다는
발아된 콩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요.

현미를 싹 틔운 게 발아현미죠?
보리 싹 틔운 것은 한자로 맥아라고 하죠.
우리 말로는 보리 길금이라고 해왔고,
엿 만들 때 쓰니까 엿길금이라고 하다가
그걸 엿기름으로 발음하게 되었고요.

보리싹을 보리길금이라고 하듯이
콩의 싹은 콩길금이라고 불러요.
한약재 대두황권은 바로 콩길금을 말하는 거랍니다.

근데 이게 왜 우황청심원에 들어갔을까요?
오늘은 이걸 생각해보고 있는 거에요.

쌀, 보리, 콩, 이게 다 씨앗이죠.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형성되면 거기서 싹이 나와요.

콩의 싹이 날 때는
콩알에 있던 단백질과 지방을 영양소로 쓰면서 싹이 납니다.
근데 싹이 나면서 콩은 놀라운 변신을 합니다.

원래 콩은요, 아무 때나 막 싹이 나는 것을 방지하려고
트립신 저해제를 품고 있습니다.
이것은 콩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도록 하는 물질이에요.
이것 때문에 콩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는 거에요.

그런데 콩에서 싹이 나올 때는요,
그때는 콩싹이 콩단백질을 영양분으로 쓰면서 자라야 하기 때문에
단백질 분해 저해제의 스위치가 꺼집니다.

그래서요, 콩은 소화가 잘 안될 수 있어도
콩나물은 소화가 잘 됩니다.

또 콩껍질 부분에 많은 피틴산이라는 물질이요,
이게 과하게 섭취되거나,
혹은 장 내에서 세균에 의해 분해가 잘 되지 않으면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거든요?
근데 콩에서 싹이 나오는 상황이 되면
이 피틴산이 이노시톨로 싹 바뀝니다.
이노시톨은 세포의 분열과 성장 과정에서
엄청 많이 필요하거든요.

이노시톨은 우리 몸 속에 들어와서도
인슐린저항성을 낮춰주고
세포를 활성화시켜주고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가 잘 만들어지게도 만드는 기특한 물질이에요.
이게 바로 콩싹, 콩나물에서 많이 만들어집니다.
콩나물은 당뇨인들에게 참 좋은 음식이에요.

여러분 콩이 그냥 콩으로 있을 때는
비타민C는 거의 없어요.

그런데 콩에서 싹이 나서 콩나물이 되는 과정에서
비타민 C가 만들어지고요,
몸 속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비타민 B군도 늘어나고요.

자, 우황청심원에 콩길금이 들어간 이유는,
양기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있는데요,

이걸 다시 해석해보면요,
콩기름에 들어있는 다양한 비타민 성분이
우리 몸에 활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그렇게 해석을 합니다.
활력이 바로 양기죠.

여러분 이제 콩나물이 식탁 위에 올라오면
이게 몸에 좋은 비타민 덩어리,
우황청심원에까지 들어가던 놀라운 보약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만나는 음식들
알고 먹으면 더 감사해지고 더 건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