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으라고 먹는 견과류,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니?

건강에 좋으라고 먹는 견과류,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니?

조회수 12,123

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얼마 전에 식당에서
맛있게 보이는 반찬이 하나 나왔는데요,
멸치-고추-땅콩 조림이었습니다.

근데 땅콩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는 순간..
아, 쩐내가 났습니다.
더 이상 그 반찬은 먹을 수가 없었..

언젠가 한 유명 백화점에서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 시리얼을 샀었어요.
우유에 말아서 한숟락 뚝 떠먹었는데
아, 이것도 쩐내가 났어요. 퉤퉤 뱉었네요.
뭐가 들어있는가 봤더니 호두가 들어있었습니다.

쩐내?

뭔가를 오랫동안 방치해서
쩔어서 나는 냄새를
우리는 쩐내라고 합니다.

땅콩과 호두에서 왜 이 쩐내가 나는 걸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씨의 영양분

자, 견과류는 기본적으로 씨입니다.

땅에 떨어져서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싹이 나고
장차 나무가 되는
씨입니다.

물만 주는데
거기서 싹이 나고
줄기가 올라오는 건요,
그 씨에 있는 영양분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계란에서 병아리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식물 씨의 불포화지방산은 단점?

씨에는
특히 지방질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보다
2배 이상의 에너지효율을 갖고 있거든요.

참깨, 들깨, 아마씨, 옥수수, 현미, 콩..
이런 게 다 씨죠?
짜면 기름이 나옵니다.

호두, 땅콩, 아몬드, 마카다미아, 잣..
이렇게 좀 씹어먹을 것이 있는 씨가 견과류인데요,
여기에도 지방이 많이 들어 있죠.

근데 이런 식물성 지방은
주로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불포화지방산은 공기와 만나면 산화되기 쉽습니다.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의 치명적인 단점이죠.

씨는 껍질채 존재해야 함

씨가 산화되고 산패되면
그 씨는 생명력을 잃고 썩습니다.

그래서 호두, 땅콩, 아몬드, 잣.. 뭐 이런 씨앗은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는 거고요,
그리고 갈색의 속껍질로 한 번 더 싸여져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
호두의 껍질 까고
잘게 절단해 놓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얀 속살이 공기 중에 드러나죠.
산패되기 쉽습니다.

견과류 세트, 모듬 견과류라고 모아 놓은 제품에
호두 잘라놓은 게 있는 걸 보면
저는 참 염려스럽습니다.

땅콩, 아몬드, 잣도 그래요.

땅콩 껍질을 까고,
아몬드 얇게 썰고,
잣도 껍질을 까고
그래서 이것들의 하얀 속살이 드러나면
그 안에 있던 불포화지방산이 산화되고, 산패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쩐내의 정체는?

견과류의 쩐내는
그 지방이 산패되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산패된 지방은 독입니다.
트랜스지방산보다 더 나쁜 지방입니다.

씨가 산패되면 씨가 썩어요.
산패된 씨를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서도 썩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소화불량, 설사가 생길 수도 있고,
몸에 염증과 뾰루지도 잘 생깁니다.

그래서는 저는 시리얼 제품에 호두가 부셔놓은 것이 들어 있으면 그건 사지 않습니다.
호두 들어간 시리얼에서 쩐내, 즉 지방 산패한 냄새를 맡았던 경험이 여러 차례 있어서요.

곰팡이 독소 무서움

그리고 견과류에는 또 한가지 문제가 숨어있어요.
땅콩이나 호두에는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요.
특히 호두의 주름 사이에 하얀 곰팡이가 끼면요, 식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소, 아플라톡신은요,
간경화, 간암을 유발하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독소입니다.
동남아에서요, 곰팡이 먹은 땅콩 먹고
간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견과류를 건강하게 선택하는 방법

호두는요, 깨놓은 거 사지 마세요.
호두는 호두알로 사서 호두망치로 깨서 드세요. 그러면 안전합니다.

호두가 들어간 빵이나 시리얼을 조심하세요. 뭔가 냄새가 나고 약간 맛이 이상하다 싶으면 과감하게 버리세요.

땅콩도 홀라당 까놓은 땅콩은 사지 마시고요,
갈색의 속껍질이라도 같이 붙어 있는 것을 사세요.
이건 까먹기 쉽잖아요.

마카다미아너트, 브라질너트, 사차인치,
기름기가 많은 너트들, 요즘 마트에 가보면 꽤 팔리고 있는데요,
껍질까지 까서 하얀 속살 나오게 해서 유통시키는 거,
이거 좋지 않아요.

아몬드 살 때는
갈색 속껍질이 온전하게 붙어있는 것으로 사드시고요,
아몬드 얇게 썰어놓은 아몬드칩은 주의하세요.

쓰레기통으로 가는 게 안전

하여간 집 안에
호두, 잣, 땅콩, 아몬드,
이게 언제 산 건 줄도 모르겠는데
집 안에 막 굴러다니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러면 드시지 마세요.
산패되었을 수도 있고, 곰팡이가 스며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뭔가 쩐내가 나는 것 같다.
맛이 영 신선하지 않은 것 같다..
하는데 버리기 아깝다고
그걸로 반찬 만들어 드실 생각은 하덜 마시구요,
가차없이 버려주세요.

내 몸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