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후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여성호르몬제를 써야 할까?

폐경 이후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여성호르몬제를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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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여러분 중 혹시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제를 쓰는 분이 있나요?
여성호르몬을 쓰면 골다공증도 예방되고 심장혈관질환이나 당뇨 예방에도 좋다면서 의사로부터 권유를 받았나요?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보셔야 하겠습니다.

쓸 필요없다는 D등급의 권고안

미국의 질병예방 서비스 TF(USPSTF)가 지난 2017년 12월 12일에 권고안을 하나 냈습니다.

폐경된 여성들이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여성호르몬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낸 것입니다.

폐경기에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의 권고등급은 D가 되었습니다. D등급은 권고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권고안은 연구대상자 4만여명,  18개의 논문을 근거로 내려진 결정이며 의학계에서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 JAMA에도 실렸습니다(JAMA. 2017;318(22):2234-2249)

득보다 실이 더 크다

폐경 이후 여성에게 에스트로겐만 단독으로 사용할 때 당뇨병과 골절 위험은 낮았지만
반대로 담낭 질환, 뇌졸중, 정맥 혈전 색전증, 요실금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게스테론 병행요법을 했을 때도
당뇨병, 골절, 대장암 등의 발생위험은 낮췄지만
반대로 유방암, 치매, 담낭 질환, 뇌졸중, 요실금, 혈전 색전증 위험은 발생위험은 더 높아졌습니다.

즉 호르몬약을 먹어봐야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는 것이지요.

USPSTF 위원장인 David C. Grossman 박사는 “근거를 종합 분석한 결과 폐경이 된 여성들이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호르몬을 사용하면 오히려 해를 끼친다”면서 “이에 따라 호르몬 치료를 권고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에스트로겐만 단독적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있지만 프로게스테론을 병합해서 사용하다면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합 사용을 하면 유방암과 심장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에스트로겐만 단독으로 쓰면 혈전이 생겨 뇌졸중 같은 병이 생기기도 쉬워지고요.

그래도 쓰시렵니까

골다공증이나 당뇨 같은 질환은 다른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거 예방하자고 여성호르몬제 쓰다가는 유방암, 뇌졸중, 심장혈관질환 같은 큰 병을 만들 우려가 있다는 것, 이번 USPSTF의 연구결과를 통해 결론난 셈입니다.
이런 연구결과에 눈을 감아버리고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며 그래도 여성호르몬을 쓰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갱년기 증상은 지나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땀이 쭉 나는 증상들은 호르몬제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극복되는 증상입니다. 난소기능이 다 하여 여성호르몬을 더 이상 만들지 않으면서,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몸이 지혜롭게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면 이런 증상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