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만드는 비결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만드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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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요즘 김장철이죠. 오늘은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가장 중요한 첫번째 요소는 김치의 재료를 어떻게 구성하는가입니다.

(글 원고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김치는 배추, 소금, 찹쌀풀, 무, 고추, 쪽파, 대파, 미나리, 갓, 부추, 마늘, 생강, 젓갈 등이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어우러진
음식계의 종합예술이죠.

근데 우리가 돈 내고 사는 재료는 아닌데
사실 김치맛을 만들어내는 진짜 주역은
바로 유산균입니다.


소금은 왜?

배추는요, 본격적인 발효를 시작하기 이전,
배추 그 자체에도 세균이 붙어있습니다.
유산균도 붙어있고, 잡균도 붙어있죠.

배추를 소금에 절여서 염도를 높이면
몸에 좋은 유산균은 살아남고,
몸에 나쁜 균은 상당 부분 그 세력을 잃게 됩니다.

그저 배추의 숨을 죽이려고 소금에 절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잡균이 죽는 효과가 있는 거에요.

젓갈을 담글 때 소금을 넣는 것,
간장 넣고 장조림을 하는 것,
햄-소시지-베이컨에 소금을 넣는 것…
이 모두 다 나쁜 균의 증식을 막기 위함이지요.

자, 배추를 소금에 절여놓으면
나쁜 균들은 세력이 약재지고
착하고 끈질긴 유산균은 아직 잘 살아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유산균이 좋아하는 각종 재료들로 배추 속을 채우면서
유산균이 증식할 환경을 만들게 됩니다.


찹쌀은 왜?

유산균은 물론 배추 자체에 있는 탄수화물을 먹이로 사용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유산균이 세력을 크게 얻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찹쌀입니다.

근데 찹쌀 알갱이를 그대로 넣으면 유산균들이 먹기가 불편하죠.

찹쌀 가루를 물에 개서 넣을 수도 있고,
그게 없으면 밥을 블렌더로 갈아서 쓰기도 하는데요,
찹쌀을 끓여서 풀을 만들어서 쓰면 전분이 ‘호화’가 되어서
유산균이 이것을 먹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호화된 당분을 배불리 먹으면서 유산균이 마구 증식하게 되는 거죠.

김치 만들 때 찹쌀풀을 넣는 이유,
김칫속이 김치에 잘 붙으라고 풀을 넣는 거 아니죠.

뭐 그동안 그냥 풀 잘 넣어오셨겠지만
이유를 알고 넣으면 더 감사하며 먹게 됩니다.
그깟 찹쌀풀이 아닌 거지요.

찹쌀풀 넣은 김치와 안넣은 김치는 발효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무는 왜?

그 다음, 찹쌀풀과 더불어 김칫소의 주역은 ‘무’입니다.
무에는 전분을 소화시키는 아밀라아제가 있어요.
찹쌀풀의 전분을 유산균이 먹기 좋도록 미리 분해시켜 놓는 거죠.

즉, 유산균의 발효를 돕기 위해 선택된 재료가 바로 ‘무’인 것입니다.
어떻게 그 조합을 찾아냈는지는 모르지만,
김칫소의 무는 참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는 배추에 비해 아미노산이 더 많은데요,
이 아미노산 역시 유산균의 증식과 발효에 중요한 원료가 됩니다.

유산균 증식에 있어 탄소원으로는 탄수화물이,
질소원으로는 아미노산이 쓰인답니다.

김치에 유산균이 많아지게 하는 비법, 다음 시간에 또 이어집니다.
맨날 먹는 김치, 그냥 먹으나, 알고 먹으나, 똑같을 것 같지만
알고 먹으면 더 감사하고 더 건강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