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7탄, 양상이 이렇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 그저 단순한 생리통 아니니 방치하지 마세요.

생리통 7탄, 양상이 이렇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 그저 단순한 생리통 아니니 방치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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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여성들은 생리통이 있다고 해서 산부인과에 금방 가보지는 않습니다. 주변에 생리통 있는 여성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걸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고요.

“결혼하면 낫는다”, “애 낳으면 낫는다”면서 그냥 방치하기도 합니다. 이 말이 맞는 사람들도 있어요. 지난 번에 이것에 관해서는 알려드린 바 있지요.(관련글)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다가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 정상적(?)인 정도의 생리통은 생리 때 그저 ‘아, 불쾌하다’는 느낌 정도입니다. 설령 아프더라도 첫날만 아파야지,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된다거나, 생활하기 힘들 정도이고, 그래서 진통제를 먹어야만 하는 통증이라면, 이건 결코 그냥 놔둬서는 안됩니다.

만약 진통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 정도의 통증이라면 이건 생리통이 병적으로 심화되었다는 뜻입니다.

산부인과 가봤는데 별 문제 없으니 진통제나 먹으라는데요?

생리통이 있을 때 산부인과에 가면 피검사 몇 가지 하고, 그리고 초음파 검사를 합니다. 성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질속에 초음파 기구를 넣어서 하는 질초음파를 하고요, 청소년이나 성경험 없는 여성들은 항문으로 넣어서 보거나 혹은 아랫배에 대고 보는 초음파를 합니다.

초음파로 보이는 것은 자궁과 난소입니다. 만약 난소에 자궁내막증 혹이 있다면 이건 초음파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궁-직장와나 다른 복막조직, 나팔관 등에 침투한 자궁내막증 조직은 초음파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건 복강경으로 봐야 보이는 건데 그저 생리통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이런 침습적인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자, 초음파로는 문제가 보이지 않으니 ‘별 문제 없다’고 듣기도 합니다. 물론 현명한 의사는 ‘문제 없다’라고 말하지 않아요.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환자분들은 그 말을 ‘정상’이라는 말로 알아듣습니다.

아이구, ‘정상’인데 왜 통증이 그렇게 심하겠습니까? 통증은 비정상이라는 경고신호입니다. 몸이 계속해서 경보발령을 내보내고 있는데, 이 경고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점점 병적인 상황이 심해집니다. 그냥 놔두면 안되고요,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딸 가진 부모님들 꼭 명심하세요.

병원에서는 정 견디기 힘들면 진통제를 먹으라고 할 것이고요, 혹은 피임약을 계속 먹으라고 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임시변통일 뿐이고요, 진정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듣지 않는다면

만약 생리통이 진통제를 먹어도 듣지 않는다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것은 아랫뱃속, 골반강 안의 어딘가에 자궁내막증이 생겼을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는 증상입니다.

단지 난소에만 동그랗고 예쁘게 자궁내막증 혹이 생긴 경우는 혹이 있어도 생리통이 심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초음파로 보이지는 않지만, 자궁내막조직이 염증 성향을 띠면서 골반 내의 다른 조직에 침투하고 주변 조직과 유착을 형성한 경우에는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만들어냅니다.

초음파로 난소에 혹이 보이건 안보이건, 혹이 크건 작건 말입니다. 자궁내막조직이 다른 조직으로 침투하면서 염증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PGE2)를 많이 뿜어내면서 토하고 까무러칠 정도의 찢어지는 통증을 일으킵니다.

배변통 혹은 성교통이 있다면

평소에는 대변 볼 때 항문쪽이 별로 아프지 않은데 유독 생리 때에 대변을 보면 항문주변이 아프다면, 이는 자궁내막증이 있다는 아주 강력한 의심증상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과 질 뒷쪽과 직장 사이에 침투하여 유착을 일으킨 경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납니다. 어떤 경우에는 대변에서 출혈이 있기도 합니다. 치질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는 경우는 이런 것도 의심해봐야 해요.

이 상황은 성교통도 일으킵니다. 부부관계를 가질 때 골반 깊숙한 곳 어디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죠. 입구가 건조하고 빡빡해서 느껴지는 통증이 아니고요, 저 깊숙한 곳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겁니다.

만약 방광에 자궁내막증 조직이 침투했다면 소변볼 때 혹은 소변 보고나서 아프거나(배뇨통) 소변에서 출혈이 있기도 합니다.

생리통과 함께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증을 강력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자궁내막증은 어려운 질환입니다.
예방과 재발방지, 중요합니다.

자궁내막증은 치료가 그렇게 쉬운 병이 아닙니다. 수술한다고 그 병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수술을 해도 2년 내에 재발할 확률이 20% 정도, 5년 내에 재발할 확률이 50% 정도 됩니다. 그러므로 예방과 재발방지가 무척이나 중요한 질환입니다. (한약은 재발방지를 위해 훌륭한 효과를 갖습니다.)

병이 생기기 전, 단순한 생리통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같은 병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몸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자궁에 과도하게 강한 수축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고, 몸의 염증도 잘 관리되어야 합니다.

진통제, 피임약, 수술 등이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은 아니랍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생활을 관리해야 해요. 이것에 대해서도 제가 꼭 다루어드릴께요.

딸 가진 부모님들은 딸의 생리통을 쉽게 생각하지 마시고 몸이 보내는 경고를 잘 알아듣고 반드시 문제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본인이 생리통이 심한 분들도 너무 아플 때는 물론 진통제 먹어야 하겠지만, 그저 진통제만으로 몸을 방치하지는 마시고요.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봤더니 “문제는 없다더라”, “자궁내막증은 아니더라”했다고 해서 꼭 그게 맞는 말이 아닐 수도 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 자궁내막증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 의심되면 저와 같이 여성의학을 전공한 한의사의 진찰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극심한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을 위한 생활요법, 곧 이어질 겁니다. 틈틈히 글 쓰는 것이 만만치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