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3탄, 아기를 낳으면 생리통이 없어진다? 여기에 중요한 힌트

생리통 3탄, 아기를 낳으면 생리통이 없어진다? 여기에 중요한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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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생리통 시리즈 3번째 시간이네요.

아기를 낳고나면 생리통이 없어진다?

이런 말 많이들 하죠. 실제로 아기 낳고 생리통 없어지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아기를 낳아도 생리통이 없어지지 않는 분들도 많고 아니,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생리통의 원인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정말 여러가지 원인이 있으니 자신의 원인을 잘 찾아야 합니다.

자궁은 부풀었던 내막을 떨궈내기 위해 자궁근육을 수축시킨다 하였습니다. 이때 자궁근육이 쥐나듯이 격렬하게 수축하면 통증이 생긴다고 하였고요. 자궁의 혈류가 차단되고 산소부족 상태가 되면서 통증이 생깁니다. 마치 심장혈관 좁아져서 생긴 협심증으로 심장이 아파지듯이.

물론 “격렬한 자궁수축”만이 생리통의 기전은 아닙니다. 다른 통증 기전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말씀드릴께요.

하여간 자궁이 좀 부드럽게 수축하면 아프지 않을텐데 도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그리 강하게 수축하여 쥐나는 통증을 일으키는 걸까요?

A, 내보낼 피는 많은데
B, 피가 잘 안 나갈 때 그러합니다.

배에 똥은 꽉 찼는데 항문은 꽉 조여져있다면? 얼굴 시뻘개질 때까지 힘 빡! 주어야하잖아요. 이와 마찬가지로 자궁도 힘을 쓰는 겁니다.

거기에다,
C, 자궁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있거나,
D, 자궁경부가 좁거나 주변조직과 유착되어 있다면
피가 더 잘 안나가게 되니 찢어지는듯한 통증까지도 생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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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고 나면
생리통이 줄어드는 이유는 뭘까?

두 가지 면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걸 생각해보면 지금 생리통이 심한 여성들에게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출산 전에는 생리통 심하던 여성이 출산후에 생리통이 줄었다면 그녀는 출산 전에는 자궁경부가 좁았었거나 자궁경부 주변에 유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산하면서 자궁경부가 확 벌어지면서 아기가 나오다보니 그 문제가 그냥 해결되어버린 거죠.

자궁경부란 자궁의 출입구에 해당되는 부위입니다(위의 그림 참고). 자궁을 유리병 엎어놓은 모양이라고 보면 병목아지에 해당되는 부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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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는 2cm 정도의 구간으로서 생리혈의 양이 많으면 거기서 병목현상이 생기는데, 자궁경부의 터널이 좁을 수록 병목현상이 더 생기고 자궁근육은 피를 내보내기 위해 더 힘을 쓰겠지요.

출산후 생리통이 없어지는 두 번째 이유는 임신한 기간 동안의 호르몬 변화 때문입니다. 이게 좀 복잡한 얘기인데요, 이해할만큼만 이해하세요. 일단 임신을 하게 되면 생리할 일이 없어지죠. 그리고 여성호르몬 중에서 프로게스테론이 우세해집니다. 그러면 에스트로겐이 우세하던 시절에 여기저기 침투되었던 자궁내막조직이 줄어들어요. 임신 기간 중에 자궁내막증 혹도 줄고 자궁선근증도 완화되는 일이 생긴 거죠. 살짝 새사람이 되는 기적이. 그래서 출산 후에 생리통이 줄어드는 거랍니다. (호르몬 때문에 생리통이 생기는 이유는 나중에 또 다룰 겁니다.)

자, 생리통의 한 가지 원인 살펴봤습니다.

“자궁경부가 너무 좁거나, 주변조직과 유착되어있거나, 그래서 생리혈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

근데 문제는, 이런 문제를 실제로 잘 발견하고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거에요. 자궁경부가 얼마나 좁은지 내진을 통해 도구를 쑤셔넣어보고 그러면서 측정하기가 좀 그렇고요, 자궁경부 주변에 유착이 있는지도 내진하면서 이리저리 자궁경부를 움직여보거나 복강경으로 확인해봐야 하는데, 일선에서 이런 진찰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청소년이나 처녀들에게는 더더욱.  

그럼 어떤 경우 자궁경부가 좁아지는가?

첫째, 그냥 자궁경부가 단단하고 좁은 여성이 있어요. 생긴 게 그런 거죠. 몸의 특징.
원래 자궁경부는 배란 즈음에는 말랑말랑해지고 입구도 벌어집니다. 정자들이 들어오기 좋도록 그렇게 되거든요. 그렇듯이 생리 때에도 부드러워지고 그 터널이 넓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여성들이 있는 거죠.
사실 이런 여성들은 자궁경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자궁이 전체적으로 긴장되고 단단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자궁 뿐 아니라 다른 근육에도 긴장이 잘 일어나고 예민한 분들이 그런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럴 때는 그저 진통제가 아니라 자궁근육을 부드럽게 해주는 한약을 쓴답니다.

둘째, 일종의 후유증인 경우입니다. 임신중절수술(소파수술)을 한 뒤 자궁경부가 유착되며 좁아질 수 있고요, 자궁경부에 심한 염증을 겪고 난 뒤에 그럴 수도 있고요, 자궁경부암 혹은 그 전단계에서 원추절제술 등을 받고 난 뒤에 유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어릴 때는 없었던 생리통이 나중에 생겼고, 그전에 이와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의심해 볼 만합니다.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점검해보세요.

자궁경부에 협착 혹은 유착이 있으면 생리혈이 시원하게 터져나오지를 않고, 양이 줄은 것 같이 느껴지면서도 여러 날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생리혈이 자궁에 좀 고여있다가 나오다보니 덩어리져서 나오기도 하고요.

에고…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이렇게 길게 쓰면 잘 안 읽으시던데… 제대로 설명하려면 말이 길어지고…

하여간 생리통은 정말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니 오늘 이야기만 단편적으로 생각하지는 마세요. 여러가지 원인을 다양하게, 찬찬히 고려할 수 있는 사고력 깊은 의사/한의사를 만나셔야 합니다. 그저 진통제나 피임약만 줄 것이 아닙니다. 방법이 아니라 원인을 생각해야해요. 답만 빨리 말해달라고 역정내시는 분들의 얘기는 듣지 않을 거에요.

생리통은 할 얘기가 정말 많아요. 호르몬,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종, 환경호르몬, 피임약… 제가 언제까지 이 시리즈를 계속 할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부담느끼지는 않으면서 틈틈히 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