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먹으면 안되는 사람? 두 가지 기억하세요.

시금치 먹으면 안되는 사람? 두 가지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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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시금치는 엽산, 비타민C, 베타카로틴, 루테인, 지아잔틴, 캠페롤, 철분, 칼륨, 식이섬유 등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는 훌륭한 음식이지만 녹색 채소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분들도 있으니 꼭 알고계세요.

첫째, 콩팥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말기 신부전증 환자.

시금치와 같은 녹색채소에는 칼륨이 풍부한데요, 그게 오히려 문제가 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칼륨은 다른 말로 포타슘이라고 하고요, 인체의 대사를 조절하는데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 너무 부족해도 문제. 적정선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칼륨이 남아돌면 우리 몸은 소변을 통해서 칼륨을 배출합니다. 그런데 콩팥의 기능이 많이 망가지면 그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콩팥 기능이 20% 수준 이하 밖에 안되는 신부전증 말기 환자들이 만약 칼륨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칼륨을 소변으로 잘 배출하지 못하고, 그 결과 몸 안에 칼륨이 많이 축적되는 ‘고칼륨혈증’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고칼륨혈증 = 혈액 속에 칼륨의 농도가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이 상태가 되면 기운이 빠지고, 마비가 일어나거나, 심장에서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러나 오해하지 마세요. 모든 콩팥병 환자들이 다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콩팥병이 말기 수준으로 악화된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니 자신이 콩팥 안좋은 편이라고 해서 시금치를 무조건 피하는 오류에 빠지지는 마세요.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와파린(쿠마딘)을 복용하시는 분들은 녹색채소 주의.

만약 심장 판막 질환 등의 심장병 때문에 와파린(쿠마딘)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은 담당의와 상의해가면서 드세요. 와파린은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방지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와파린은 비타민 K의 기능을 억제해서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약물인데, 시금치처럼 비타민 K가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그 약의 효과가 혼란스러워집니다.

와파린을 복용하는 분들은 병원에서 피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면서 그 용량을 조절하게 되는데, 수치가 왔다리갔다리 하면 의사들이 약이 용량을 결정하는데 혼란이 생깁니다.

이럴 때는 시금치나 녹색채소를 아예 안먹으려고 하기보다는 일정한 수준으로 적당히, 꾸준히 섭취하는 일관성을 가져주면 됩니다. 어느 날은 녹색채소를 아예 안먹다가, 또 어느 날은 왕창 먹고… 이렇게 일관성이 없으면 약의 용량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헷갈리거든요.  녹색채소가 갖는 유익한 면이 많은데 와파린 때문에 안먹고 살기보다는 적절히 조절하면서 먹는 것이 더 현명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