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가 새끼에게 똥을 먹이는 이유는?

코알라가 새끼에게 똥을 먹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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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흥미로운 이야기이니 한 번 쭉 읽어보세요. 읽고나면 아이디어가 생길 겁니다.

코알라는 출생후 6개월 동안 엄마의 배주머니에서 젖을 빨며 삽니다. 6개월쯤 지나면 엄마의 배주머니 밖으로 나오기도 하며 엄마의 등에 업혀다니는데요, 이때부터는 이유식을 시작합니다. 그 이유식이 무엇인지 우선 아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시겠어요?

놀랍게도 그 이유식은 엄마의 대변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초식동물 중에서는 대변을 먹는 동물들이 꽤 있습니다. 제가 기니피그라는 토끼 비슷한 동물을 키워봤던 적이 있는데요, 이 녀석이 글쎄 자기 똥을 먹더라고요. 뿐만 아니죠. 토끼, 햄스터, 쥐도 자기 똥 먹고요, 심지어 고릴라도 자기 똥을 먹어요.

코알라는 호주에 살고 먹이는 오직 한가지.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어요. 그런데 호주에는 유칼립투스 나무 지천에 깔려있어요.

다른 동물은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먹지 않아요. 잎에 독성이 있거든요. 그러니 코알라는 아주 노났죠. 다른 동물들과 치열하게 경쟁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먹고 자고 싸고 애기 만들고… 그러면 됩니다.

그런데 아기 코알라는 금방 유칼립투스 잎을 먹을 수가 없어요. 아기 코알라는 잎의 질긴 섬유질이나 잎의 독성을 처리할만한 장(腸)이 준비되지 않은 거에요.

엄마 코알라의 똥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아기 코알라가 엄마의 똥을 먹는 데는 비밀이 있습니다. 코알라는 잡스러운 것을 먹지 않아요. 심지어 물도 마시지 않습니다. 오직 유칼립투스 잎만 먹습니다. 그러므로 코알라의 똥은 아주 단순할 겁니다.

유칼립투스 잎 찌꺼기 + 수분 + 세균 + 장세포 떨어져나온 것들의 혼합물이 바로 코알라 똥이지요. 일반적으로 똥의 70-80%는 수분이고, 나머지의 70%는 장내에 살고 있던 세균입니다.

그런데 동영상을 잘 보세요. 엄마 코알라에게서 된 똥이 나오니까 아기 코알라가 그 똥은 떨어뜨립니다. 된 똥은 아기 코알라가 먹기에는 좀 딱딱하고 힘들었나봐요. 그러나 묽은 똥이 나오니 그것은 잘도 먹습니다. 이건 반쯤 소화된 유칼립투스 죽인 셈이죠. 엄마 코알라의 입으로 들어갔던 거친 나뭇잎은 장을 통과하는 동안 죽처럼 되어버렸고, 나뭇잎을 소화시키는 장내세균을 담고 있는 발효죽이 된 겁니다.

우리 음식으로 치면 된장-청국장, 서양음식으로 치면 요구르트죠. 항아리가 아니라 엄마 뱃속에 만들어진, 유익균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갓 만들어진 발효 유칼립투스 죽, 이것은 젖 떼는 아기 코알라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유식이랍니다. 단지 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장내에 살고 있던, 먹이의 소화를 거들어주는 세균을 먹는 것이지요.

엄마의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장내 세균

엄마 젖을 떼고, 엄마의 등에서 떨어진 뒤에, 스스로 유칼립투스 잎을 먹어도 잘 소화시키고, 유칼립투스의 독성에도 해를 입지 않도록 장내세균을 전달해주는 것. 엄마가 아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장내세균입니다.

유산균2

세균은 다 병균이 아닙니다. 세균은 더러운 것이 아니에요. 항균(抗菌) 제품이 꼭 좋은 것도 아니에요.

장내세균은 거친 섬유질을 분해하고, 비타민을 만들어내고, 면역세포와 소통하고, 우리를 즐겁게 만들기도 하는 우리의 동반자랍니다.

이어서 여러분께 계속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답니다. 이번 시리즈 이제 시작한 거에요. 흥미진진하게 풀어드릴께요, 계속 찾아와서 읽어봐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사람 얘기를 하도록 할께요. 재밌을 거에요.

앞서 고릴라 얘기 했었지요? 아래 동영상 한 번 보세요. 식사는 하셨지요…? 이 동영상 보시고 저 너무 욕하지 마세요…ㅎ
고릴라는 왜 이럴까요? 고릴라는 초식동물입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으니 그렇게 하는 거 아니겠어요?

첫째, 장내세균이 식물 섬유질의 세포벽을 열어놓았거든요. 섬유질은 고릴라의 소화효소로는 깰 수 없는 것이었죠. 세균이 열어놓은 것을 다시 씹어서 식물에서 최대한 영양소를 뽑아먹기 위함입니다.

둘째, 자신의 장내세균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다시 변을 먹는 거랍니다. 고릴라는 그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새끼 고릴라도 아빠의 것을 탐하네요. 참 자연스런 동물들입니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