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되는 칸디다 질염, 도대체 누가 내 질의 생태계를 무너뜨렸나?

재발되는 칸디다 질염, 도대체 누가 내 질의 생태계를 무너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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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질 생태계와 자정작용

이 세상에 별별 인간과 생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듯이 여성의 질 내부에도 각종 미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칸디다 역시 여성의 질에서 흔히 발견되는 효모(이스트) 종류의 곰팡이랍니다. 그 수가 적을 때는 그냥 찌그러져서 아무 소동없이 지내는데 얘네들이 갑자기 쪽수가 많아질 때 골치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거랍니다.

코, 입, 항문, 요도, 질… 뚫린 곳은 언제나 외부와 접촉되며 감염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중 여성의 질만큼 예민한 곳이 있을까요? 그래서 여성의 질에는 감염을 막아내고 깨끗함을 유지하는 메카니즘이 있습니다.

여성의 질 내에 좋은 세균이 많으면 질이 건강하고 염증이 생기지 않아요. 좋은 세균의 90% 정도는 유산균입니다. 좀더 정확히는 유산간균이라고 해요. 유산(乳酸=젖산=lactic acid)을 만들어내는 막대기 모양의 균이라는  뜻이죠. 영어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입니다.

유산균2

유산균은 질 내벽에 있는 당분을 발효시켜 젖산을 만들어 질 내부를 pH 4.5 이하의 산성환경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유산균이 과산화수소를 뿜어내어 병원성 미생물을 꼼짝 못하게 만들기도 하며, 박테리오신이라는 항균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질 내에 유산균이 충분히 존재해야 잡균, 곰팡이, 원충류가 까불지 못한답니다.

그런데 항생제가 유산균을 죽입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광범위 항생제는 좋은 균, 나쁜 균을 가리지 않고 균들을 다 죽입니다. 시내 한 복판에 폭탄 떨어지면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민간인, 군인 다 죽듯이 말입니다.

2010년 OECD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였습니다. 이런 불명예스러운 보도가 나가면서 다행히 최근에는 항생제 처방율이 좀 낮아지고 있다고 하기는 하네요.

감기에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는 것은 참 문제에요. 미국의 질병관리예방본부인 CDC는 지난 2016년 1월 상기도감염 처방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발표했습니다.  “일반적인 감기, 기관지염, 급성부비동염(축농증) 등을 앓는 성인 환자에게는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폐렴이 의심되지 않는 기관지염이거나 연쇄상구균인두염을 제외한 편도 통증, 10일 이상 고열·콧물 등을 호소하지 않는 축농증 환자는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미국 의과교수협회(ACP) 웨인 라일리 회장은 “항생제 남용이 공중보건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감기, 비염 등에 항생제를 부적절하게 처방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항생제에 대해서 경고하는 아래 동영상을 한 번 보시겠어요?

여성들의 감기라고 할 수 있는 방광염과 질염, 이때도 항생제를 항상 처방 받게 되지요. 질염을 고치려고 항생제를 썼는데 바로 그 항생제 때문에 좋은 유산균이 죽거나 힘이 약해지면 질 내의 방어체계가 무너집니다. 그리고는 결국 질염이 재발되는 것이랍니다. 항생제는 당장의 질염 증세를 없애기는 하지만 질염을 재발시키는 주범이 되는 역설적인 약입니다.

그렇다면 질 생태계를 살리는 유산균은?

질염, 방광염, 장염, 골반염, 또 각종 감염성 질환에 항생제가 필요할 때는 써야 하겠지요. 그러나 그 이후의 대책이 중요합니다. 세력이 약화된 질 내에 다시 좋은 유산균을 투입시켜 주세요. 그러면 재발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그런데 유산균이라고 해서 다 같은 유산균이 아니거든요. 개 중에서도 애완견, 사냥개, 안내견 등 각자의 장점이 있듯이 유산균도 장에 좋은 유산균, 질에 좋은 유산균이 따로 있답니다. 질염과 방광염을 예방하는 유산균은 어떤 것인지 다음 글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