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디다 질염이 자꾸 재발하는 이유, 혹시 이 약 때문인가?

칸디다 질염이 자꾸 재발하는 이유, 혹시 이 약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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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칸디다 질염은 곰팡이가 일으키는 질염으로서 비지 같은 분비물이 나오고, 가렵고, 쓰라리고 아픈 질염입니다. 여성 4명 중 3명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죠. 그리고 치료해도 자꾸만 재발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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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근데 언제 이 칸디다 질염이 생기던가요?

우선 피곤할 때, 무리할 때 잘 생깁니다. 그럴 때 입술에 헤르페스 생기고 입안이 헐었던 경험이 있으시죠? 무리하면서 쉬지 못할 때 감기도 잘 걸렸었지요? 칸디다 질염도 역시 그렇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죠.

만약 걸핏하면 감기 걸리고 동시에 질염, 방광염도 잘 생기는 분 그저 곰팡이 죽이는 약을 써봐야 그때뿐입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떨어진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정답입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살면 감기에 덜 걸리듯이 질염도 그러하답니다.

그런데 면역력을 억제하여 칸디다 감염의 원인이 되는 약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십시오. 그것은 바로 부신피질호르몬제, 흔히 스테로이드라고 불리는 약입니다. 스테로이드제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칸디다 곰팡이들은 자기들을 꼼짝 못하게 하던 면역세포가 줄어든 기회를 틈타서 과증식하게 되며 이것이 질염을 만들어내지요.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주장이 아니라 미국의 질병관리예방본부인 CDC 사이트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면역계통을 약화시키고 곰팡이 감염을 일으키는 약들“, “누가 곰팡이 감염에 잘 걸리는가?“). 물론 권위있는 여러 학술논문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환자들은 자신이 처방 받는 양약이 스테로이드인지 잘 모릅니다. 자신이 처방 받은 약 중에 ‘소론도정‘라는 약이 있는지 보십시오. 이 약은 ‘프레드니솔론’ 성분의 스테로이드제로서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는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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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는 소염제, 즉 염증을 없애는 약으로 쓰입니다. 관절염이 있을 때 먹는 약 혹은 주사제의 형태로 스테로이드를 처방 받는 경우가 많죠. 아토피, 천식, 비염, 중이염 같은 질환이 생겼을 때도 많이 처방 받습니다.

두드러기가 났을 때 피부과를 가면 항히스타민제와 더불어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합니다. 원형탈모증이 생겼을 때도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요. 피부의 염증, 알레르기성 코질환, 알레르기성 눈 질환, 루푸스, 궤양성 대장염, 각종 자가면역성 질환 등에 스테로이드는 정말 광범위하게 처방됩니다.

어떤 산부인과에서는 난임 여성에게 배란유도할 때 이 약을 같이 쓰기도 합니다

흡입제(스프레이) 형태의 천식약 중에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것이 있습니다. 이 스프레이를 입안에 뿌리고 입안에 칸디다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신문기사가 나기도 했었지요. 스테로이드를 입안에 뿌리니 입안에 있는 면역세포들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칸디다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구강 칸디다증이 생기는 겁니다. ‘아구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그게 바로 구강 내에 있던 칸디다 곰팡이가 증식한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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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의사들은 내시경을 하다가 식도에 증식해있는 칸디다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왔던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아래 이미지는 내시경으로 식도를 보았을 때 칸디다가 식도에 이끼처럼 끼어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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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는 이렇듯 구강, 식도, 장, 그리고 여성의 질 등 여기저기 기회만 생기면 이끼처럼 달라붙어 증상을 일으킨답니다. 이를 ‘기회감염’이라고 합니다. 근데 그 기회라는 것이 무엇이냐? 바로 면역력 저하랍니다. 그리고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여러가지 원인 중 한 가지가 ‘스테로이드제’라는 것을 꼭 알고 계십시오.

스테로이드제는 때로 아주 요긴한 약제이지만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은 약이므로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의료인과 환자 모두 신중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부작용이 나타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고요.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 앞에서 여자 환자가 칸디다 질염 증상에 대해서 잘 얘기하지 않습니다. 얘기해도 뭐.. 귀 기울여주지 않는 경우도 많고, 환자 역시 자신의 질염이 피부과에서 처방 받은 약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환자는 알레르기약, 천식약, 관절염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 알수 없으며, 또 그것 때문에 칸디다가 생길 거라고 생각도 못하며, 자신의 질염 증상을 내과 의사에게 얘기할 생각은 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스테로이드제는 의사도, 환자도 모르는 사이에 칸디다 감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자, 칸디다가 자꾸 재발하는 진짜 중요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원인을 알면 예방책이 나옵니다. 이번 기회에 질염을 끝장 내봅시다. 질염 시리즈가 계속됩니다. 다음 글을 또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