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섭생법, 무염어일. 무슨 뜻인가?

여름철 섭생법, 무염어일. 무슨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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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한의학의 바이블격인 황제내경이라는 책의 여름철 섭생법에 “무염어일(無厭於日)”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즉 “햇볕을 싫어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여름에는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라는 얘기만 들으셨죠?
밖에 나갈 때는 항상 자외선 차단 로션을 바르라는 얘기도 들으셨을테구요.
늘 피하라는 얘기만 강조되다 보니까 여름철에는 아예 햇빛을 쬐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마저 생겨나고 있습니다. 뭐든지 치우치면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햇볕을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햇볕은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예로부터 지하에 살면 폐병이 잘 걸린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햇빛 없는 감옥에서 오랫동안 살면, 기운 없이, 핏기 없이 말라가구요,
성 안에만 갇혀 사는 공주는 얼굴이 하얘지고, 우울증이 생긴답니다.

집안에만 틀어박혀 두문불출하면 폭식증으로 살이 쪄가구요,
바깥 생활은 거의 없이 집에서 솥뚜껑 운전만 하면 심장병과 골다공증이 생기기 더 쉽습니다.

이게 다 햇빛을 제대로 쬐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자연을 보면 사람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이치’라고 하지요. 식물을 한번 볼까요?
식물은 햇빛을 쬐면서 광합성을 합니다.
그래서 성장도 하고,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만듭니다.

그러나 햇빛이 너무 작렬하면 식물이 타죽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햇빛이 문제가 아니라 햇빛 때문에 땅에 물이 말라서 그렇기도 한 겁니다. 햇빛이 강렬하더라도 땅 속에 물과 양분만 충분히 공급된다면 시들지 않습니다. 땅에 물과 양분이 부족하면요, 햇볕이 있건 없건 그냥 시들어버립니다.
사람의 몸도 기와 혈이 튼튼하고 조화로운 상태라면 태양빛으로 인한 피부노화가 훨씬 덜해집니다.

한의학의 고전에서 여름 섭생법을 말하면서 특별히 햇볕을 싫어하지 말라는 말을 한 이유가 뭘까요?
햇볕은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인데 여름에는 날씨가 덥다고 햇볕을 싫어하고 피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햇볕을 좋아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싫어하고 피해서는 안됩니다.

햇볕의 밝음, 그 양적(陽的)인 에너지는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하고 면역력도 튼튼하게 해주니 적당히 즐겨보십시오.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콜레스테롤이 비타민D로 변합니다.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강하게 해주는 중요한 비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