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테스트기는 낭비하기 십상이다. 그 원리를 이해하라.

배란테스트기는 낭비하기 십상이다. 그 원리를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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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이재성

MBC 생방송오늘아침 패널(2014~2019), 한의학박사

배란테스트기, 줄여서 흔히들 ‘배테기’라고 합니다. 임신을 바라는 예비맘들이 정말 많이 사용하는 장비(?)죠. 그러나 배테기의 원리를 이해하면 배테기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며 쓰더라도 알고 쓰면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임신을 희망하는 여성들은 ‘오늘이 과연 배란일인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 배테기를 사용하죠. 배테기의 희미한 줄을 들여다보며 긴가민가 하는 사이에 마음은 더욱 불안하고 초조해집니다. 돈 버리고, 마음 버리는 것이 바로 배테기입니다.

생리주기가 일정한 여성들은 배테기를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다고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반면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여성들은 배테기를 써야 할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므로 배테기를 낭비하기 십상입니다.

약국에서 배테기를 사려면 한 개에 4-5천원 정도 합니다. 배란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에 3일 동안 배테기를 사용한다면, 대략 만 오천 원이 훅 날라가니 이 어찌 아깝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좀 더 싼 외국산 배테기에 눈을 돌리게 되지요. 미국의 아마존 사이트에서 직접 구입하는 분들도 있고,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서 구입하시는 분들도 꽤 많은 걸로 압니다. 그래도 한 번 구입하려면 몇 만 원 이상 깨지죠.

배테기

배테기는 소변테스트를 하는 기구입니다. 테스트 스트립(막대)을 소변에 담그고 배란 양성반응이 있나 없나를 보는 것이지요. 도대체 소변에서 어떤 화학물질이 검출되길래 배란여부를 알 수 있는 걸까요?

바로 LH라는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을 이해하는 것이 열쇠입니다. LH란 Luteinizing Hormone의 약자입니다. 뜻풀이를 해볼까요? ‘Lutein’은 노랗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Luteinizing’이라는 말은 노랗게 만든다는 뜻이지요. 난포가 터지면 노랗게 변하는데 그 노랗게 변한 것을 황체(黃體)라고 부릅니다. 노란 황체는 나중에 하얀 백체(白體)로 변해서 퇴화됩니다. 그래서 LH를 한국말로는 황체화(黃體化)호르몬 또는 황체형성호르몬이라고 합니다. 황체화호르몬 즉 황체를 만드는 호르몬은 난포를 최종성숙시켜서 터뜨리는 호르몬인 셈입니다.

LH폭증2

그런데 이 호르몬은 어디서 나올까요? 머리에 있는 뇌하수체라는 곳에서 나옵니다. 상부기관인 머리에서 말단기관인 난소를 향해 “난포야, 이제 빵 터져버려라!”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죠.

LH폭증

그럼 LH는 언제 많이 나오냐고요? 난포가 빵빵하게 부풀어서 터질 때가 다가왔을 뇌가 결정을 내립니다. ‘이제 때가 되었구나. 최후의 일격을 가할 때가 되었어.’ 호르몬 사령탑인 뇌의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에 명령을 내리면 뇌하수체는 LH를 폭발적으로 왕창 뿜어냅니다. LH의 폭발적인 분비를 의학적으로는 ‘LH 폭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혈액 속으로 LH가 왕창 분비되면 그것이 흐르고 넘쳐서 소변으로까지 검출되어 나오게 됩니다. 소변으로까지 흘러나온 LH의 양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배테기에 나타나는 표시가 달라지는 겁니다. 이제 ‘아하!’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